[자연과 하나된 공간 흙 집]향토의 효능
[부산일보 2005-08-25 12:12]

적조현상을 없애고,피부 마사지 원료로 쓰고,배 아플 때 먹기도 하고…. 60여종의 흙 가운데 으뜸으로 치는 황토는 가히 팔방미인 이다.
황토가 팔방미인으로 여기저기서 초대받는 데는 이유가 있 다.

살아 숨쉬는 흙이기 때문. 황토 1g에는 2억 마리가 넘는 미생 물이 있다.
그 미생물들이 50여종의 효소들과 복합적으로 순환작 용을 일으켜 유익한 물질을 만들어낸다.
살아있는 흙인 황토로 집을 지으면 당연히 집도 사람도 함께 숨을 쉬게 된다.
습도가 높을 땐 습기를 흡수하고,건조할 땐 습기를 내뿜어 자동습도조절기의 역할을 한다.
무더운 여름날엔 바깥의 더운 열기를 막아주고,한겨울에는 온기를 발산한다.
정화능력도 뛰어나 나쁜 냄새나 기름도 쉽게 빨아들인다.

그 뿐인가. 섭씨 60 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사람 몸에 좋다는 90% 이상 고율의 원적외 선이 방사돼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피로를 풀어준다.
옛 의학서인 본초강목에 황토는 흙 중에서 약성이 가장 강해 약재 에 넣는 흙으로 많이 쓰인다고 나와있다.
조선의 의학서인 향약집 성방은 냉이나 열로 생긴 설사,여러 가지 약물중독이나 하혈에 마 른 황토를 물에 끓여 먹으면 효험이 있다고 적고 있다.
민간요법 으로 배탈이 나면 황토에 걸러 받은 맑은 물(지장수)을 마시게 하 거나,독충에 쏘였을 때 황토를 발라 독을 빼내기도 했다.
다만 황토가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오염된 흙을 사용하면 효능을 기대하긴 어렵다.
찜질방을 만들면서 유독성분이 가득한 접착제로 황토를 시멘트 벽에 바른다면 그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 는 자명하다.

이상헌기자 ttong@